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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란 마음의 선택이지만, 위자료는 현실의 대응입니다. 외도를 알게 된 순간, 상대방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 속에서 어떤 사람은 끝을 선언하고, 어떤 사람은 아이를 위해, 혹은 남은 정을 위해 다시 붙잡을 방법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많은 분들이 ‘용서할 것인가, 아니면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는 복잡한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 선택은 결코 단순한 판단이 아닙니다.
용서를 선택한다고 해서 모든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관계를 유지하더라도 한 번 훼손된 신뢰는 긴 시간에 걸쳐 회복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반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대로 위자료를 청구하고 관계를 정리하는 선택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마음이 정돈되는 것도 아닙니다. 현실적으로는 절차를 밟는 과정 자체가 또 다른 감정의 소모가 되기도 하고, 상대방의 반응이나 방어 논리에 더 큰 실망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용서를 고려하고 있다면 그것이 진심에서 우러난 것인지, 아니면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방어적 선택인지 되짚어봐야 합니다. 상대방이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없다면, 그 관계는 오히려 더 큰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위자료를 통해 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이 절차의 본질이 감정을 해소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특히 배우자의 외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는 '이 고통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과 '이 정도에서 그냥 끝내자'는 현실적인 판단이 반복적으로 충돌합니다. 때로는 용서를 택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 남은 응어리가 계속 관계를 무겁게 만들고, 반대로 책임을 묻는 도중에 '이 모든 게 무슨 의미인가'라는 허무함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중요한 건 감정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감정이 휘몰아치는 순간에 결정을 내리기보다,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은 시점에서 무엇이 자신의 회복에 도움이 될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또한 용서와 위자료 청구는 반드시 상호 배타적인 선택일 필요는 없습니다. 관계 회복을 전제로 하더라도, 상대방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묻는 방식은 존재합니다. 위자료는 단지 혼인관계 종료 시에만 다루는 문제가 아니며, 일정한 요건이 갖춰진다면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는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절차의 의미와 목적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용서든 위자료든 그 선택은 누가 대신 내려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주변의 조언이나 사회적 시선보다 앞서야 할 것은 스스로의 내면입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견딜 수 있는 범위를 인식하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을 택하는 것. 그것이 상처의 복원을 위한 진정한 출발점입니다. 쉽게 결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다면, 그 다음의 길은 보다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