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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권 분쟁은 이혼 과정에서 가장 예민하고 민감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아이에 대한 애정이 깊을수록 부모는 서로를 신뢰하기 어려워지고, 감정이 격해질수록 오히려 아이에게 필요한 기준은 흐려지기 쉽습니다. 부모의 상처와 분노, 억울함이 깊어질수록 양육권은 서로에게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의 대상이 되어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양육권은 어른의 권리가 아니라, 아이에게 필요한 환경과 보호를 제공하는 책임의 문제입니다. 중심에 놓여야 할 것은 부모가 아닌 아이입니다.
이혼을 앞둔 부부는 종종 자신이 얼마나 아이를 사랑하는지를 강조하며 상대방의 양육 능력을 부정합니다. 실제로 많은 상담에서 “내가 키워야 아이가 안전하다”, “저 사람에게 맡기면 불행해질 것이다”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물론 각자의 입장에서는 나름의 근거와 경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이의 삶, 정서, 발달을 둘러싼 객관적인 조건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감정으로 흐르는 분쟁은 아이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부모 간 갈등을 아이가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양육권을 정할 때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좋은 부모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어떤 환경이 더 적합한가, 아이의 연령과 성격, 기존의 양육 구조 속에서 누가 주된 양육자였는가,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양육이 가능한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안정된 주거와 생활환경, 충분한 보호능력, 정서적 교감, 아이의 의사까지 모두 고려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며, 그런 의사가 존중받는 경험은 이후 부모와의 관계에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양육권 분쟁이 감정의 연장선으로 이어질 때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억울함을 입증하려고 아이를 내세우고, 상대방의 결함을 부각하려는 과정에서 아이는 부모 중 누군가를 ‘거절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은 성장기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부모 양쪽 모두에게 불신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아이가 존중받고 보호받는 환경은 서로를 공격하는 공간이 아니라, 부모 모두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울타리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한편, 단지 경제적 여건이나 외형적 조건만으로 양육권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의 직업, 소득, 재산만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실제 양육의 질이나 아이와의 관계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육을 지속할 수 있는 의지와 실천입니다. 매일 아이를 돌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성장에 필요한 신체적·정서적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 역량이 더 현실적인 기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양육권은 승패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더 우월하냐를 판단하는 일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가장 안정된 삶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이혼으로 인해 부모의 삶이 달라질 수밖에 없듯, 아이의 삶 또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 변화의 과정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아이가 양쪽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며 자라날 수 있도록 신중한 기준과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감정에 휘둘리는 싸움이 아니라, 아이의 내일을 위한 책임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