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부터 관계가 깨질 것을 예감하고 결혼하지는 않습니다. 함께한 시간만큼 쌓이는 기대와 신뢰가 무너지는 데에는 수많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 과정에서는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등장합니다. 이는 단순히 감정의 문제를 넘어서,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 이혼 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정이 파탄에 이르게 된 원인을 따질 때, 그것이 한 사람의 일방적인 행동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양측의 오랜 갈등이 누적된 결과인지를 구분하는 작업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외도, 폭력, 경제적 방임, 무관심, 장기 별거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할 수 있으며, 그 중 어떤 사안이 실제로 상대에게 책임을 묻는 사유로 인정될 수 있을지는 매우 세심한 분석을 요구합니다.

일례로 외도가 있었던 경우에도, 그 외도 이전에 이미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깨져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외도 사실 하나만으로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부부 간의 혼인 실체가 얼마나 유지되고 있었는지가 함께 판단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상간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늘고 있지만, 실제로 위자료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명백한 고의성과 혼인 침해 행위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또한, 경제적인 책임 회피나 가족 내에서 반복된 무시, 소외 등 ‘보이지 않는 파탄’의 요인들도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폭언, 무시, 일방적인 생활비 통제, 육아나 가사에 대한 전적인 전가 등은 겉으로 보기에 심각해 보이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게 장기적인 심리적 손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혼 소송에서 이러한 요소들이 책임 판단의 근거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정황과 자료의 확보가 중요합니다.

자녀 문제 역시 큰 영향을 줍니다. 양육자와 자녀의 관계, 교육과 복지에 대한 기여, 양육환경의 안정성 등은 단순한 도덕적 평가를 넘어, 실질적인 가정의 기능 여부와 책임 소재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로앤하임은 이혼 소송 과정에서 감정의 격랑에 휩싸인 당사자들이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상황을 구조화하고 근거 중심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담을 진행합니다.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이라면 더더욱 ‘감정의 논리’에서 벗어나 ‘관계의 흐름과 현실’을 세밀히 살펴야 합니다. 상대방의 잘못을 입증하는 데에만 몰두하면 오히려 자신의 입장이 흐려질 수 있기에, 전체적인 관계 맥락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정의 파탄이라는 말 속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라옵니다. 그러나 그것은 누군가의 일방적인 잘못으로만 정의되지 않을 수도 있고, 때로는 침묵 속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균열이 시작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처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억울하지 않은 마무음을 위한 정당한 절차를 거치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단호함뿐 아니라, 냉정한 판단력과 지속적인 상담의 축적된 경험입니다.